"안전한 수산물 공급" 정부 약속에도 '도시락 싸야 하나' 고민;소금·미역 구매 다시 늘어···포털 쇼핑 검색어 1위엔 방사능측정기
[서울경제]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지난 24일 방류한 가운데 학부모들은 당장 급식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학교 급식에 안전성이 확인된 수산물이 공급된다고 교육 당국은 강조하지만 자녀가 단체로 먹어야 하는 학교 급식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은 탓이다.
아이 셋을 키우고 있다는 최모(35)씨는 "일본산 수산물은 급식에 당연히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국내산도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원산지를 속여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정부 단속에 믿음이 가지 않는 것도 사실"이라고 걱정을 토로했다.
생선과 같은 수산물 반찬이 나오는 날에는 도시락을 싸서 보내거나 집에서 점심을 먹도록 하겠다는 학부모도 등장했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키우는 최모(39)씨는 "급식에 수산물이 나오면 먹지 말라고 이야기했다.
그런 날에는 도시락에 어느 정도 반찬을 따로 싸줘야 할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 두 명을 둔 백모 씨도 "앞으로 학교 급식 식단표를 더 유심히 보고 수산물이 나오는 날엔 집에서 밥을 먹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학부모의 이같은 우려를 감안해 당국도 학교 급식에 사용되는 식재료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고심하고 있다.
교육부는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다음날인 25일 "학교 급식에는 안전성이 확인된 수산물이 공급되고 있다"며 "정부는 우리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해 국내에 안전한 수산물이 생산·유통될 수 있도록 해역부터 생산·유통단계까지 삼중으로 꼼꼼히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2021년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초·중·고·특수학교 1만1843개교를 조사한 결과 일본산 수산물을 사용한 내역이 없었다고 교육부는 강조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실제 방류되면서 소금이나 미역 등을 미리 사두려는 움직임이 6월에 이어 재현되고 있다.
네이버 쇼핑 홈페이지 24∼25일 기준 인기검색어에는 소금, 미역, 꽃게, 천일염, 고등어 등이 10위권에 올랐다. 1위에는 방사선 세기를 직접 잴 수 있다는 방사능 측정기가 이름을 올렸다.
출산을 두 달 앞둔 정모(29)씨는 "방류된 오염수가 4∼5년 후부터 우리 관할 해역에 온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아이를 낳고 기르는 입장에서 아무래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며 "소금이나 미역을 미리 사서 비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26일 오전 9시께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도 소금과 미역·다시마 등을 쇼핑 카트에 실은 이를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서울 강남구에서 마트를 찾아왔다는 송금자(83)씨는 아들네 식구와 나눌 거라며 20㎏ 천일염 여섯 포대를 카트 두 대에 나눠 담았다.
송씨는 "손주들 걱정에 소금을 많이 담았다"면서 "성장하는 애들은 조금씩 세슘에 영향을 받을 텐데 이렇게 사서 해결될 일이 아니지 않느냐"라고 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김모(69)씨는 "집에 30㎏ 천일염이 한 포대 있는데도 앞으로가 걱정돼 조금 더 사두려고 한다"며 5㎏짜리 천일염 한 포대를 카트에 담았다.
마트 직원은 "오염수가 방류되기 시작한 당일부터 소금·미역 등을 사 가는 고객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마트 안에서 수산물을 판매하는 이서연(66)씨도 "한 사흘 동안은 물건을 다 꺼내기도 전에 사람들이 미역 같은 것들을 사가서 정신이 없었다"며 "오늘도 출근하자마자부터 바빠서 화장실도 못 갔다"고 전했다.
김태원 기자 reviv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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