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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대통령실 "채 상병 사건 언론 브리핑 자료, 이쪽에 전달한 걸 알리지 마라"

by 이슈나우1 2024.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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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휴대전화 내역과 박정훈 대령 재판 기록 확인 이첩 보류 지시 전 이틀간 안보실·국방부·해병대 수차례 문자·통화

 

 

‘채모 상병 사건’ 관련 핵심 쟁점 중 하나는 대통령실의 개입 여부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직접 결재한 수사보고 서류를 다음날 취소한 것은 대통령실의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키맨’으로 꼽히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의 통화내역 등을 보면 대통령실과 국방부, 해병대가 논란이 불거질 무렵 수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이 확인됐다.

 

 

 

이들이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대통령실의 구체적 관여가 있었는지에 대한 관련자들의 진술 확보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경향신문이 확보한 김계환 사령관 등의 휴대전화 수·발신 내역과 박정훈 대령(전 해병대 수사단장) 항명 사건 재판 기록 등을 보면, 김 사령관은 지난해 7월29일부터 이종섭 전 장관의 수사기록 ‘이첩 보류 지시’가 있었던 31일까지 대통령실·국방부 관계자와 빈번하게 연락을 주고받았다.

 

 

김 사령관은 30일 국방부 장관 참모였던 박진희 군사보좌관과 오후 5시30분에 통화했고, 이후 박 보좌관으로부터 ‘오늘 보고드린 내용은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에도 보고가 되어야 될 것 같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당일은 박 대령이 이끌던 수사단이 이 전 장관과 이종호 해군참모총장에게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에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조사 자료를 보고한 날이다.

 

김 사령관은 같은 날 임기훈 당시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과 오후 6시 무렵에, 안보실에 파견돼 있던 김형래 대령과는 오후 5시51분과 오후 6시21분에 통화했다. 국가안보실은 대통령의 직무를 보좌하는 기관으로 대통령실에 있다.

 

 

김 대령은 김 사령관과 통화를 마치고 오후 6시34분 해병대 수사단 소속 유모 소령으로부터 채 상병 사건 수사 결과 언론 브리핑 자료를 군 내부망 e메일을 통해 전달받았다.

 

 

김 대령은 해당 e메일을 받은 뒤 유 소령에게 “수고한다. 이쪽에 전달했다는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고 회신했다. 이종섭, 이첩 보류 지시 직전에 대통령실 내선번호 전화받은 듯 김 사령관, 연락 이유에 함구 이종섭 측 “통상적인 소통” 대통령실도 개입설 전면 부인 이 전 국방부 장관이 돌연 ‘채 상병 사건 조사기록 이첩 보류’를 지시한 것은 다음날인 7월31일의 일이다.

 

 

김 사령관은 그날도 박 보좌관과는 6번, 임 안보실 비서관과도 2차례 통화를 하거나 시도했다. 이첩 지시 전후로도 대통령실 및 국방부 관계자들과 빈번하게 소통한 것이다.

 

 

 

최근 공수처가 통신내역을 조회한 결과, 이 전 장관은 이첩 보류 지시 직전인 오전 11시45분 무렵 대통령실 내선번호로 추정되는 전화도 받았다고 한다.

 

박 대령 측은 이 같은 사전 접촉 정황이 이 전 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김 사령관은 지난해 8월1일 박 보좌관에게 채 상병 사건 이첩 보류 지시에 대해 ‘상급제대 의견에 대한 관련자 변경 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에 해당’이라는 문자메시지도 보냈다.

 

 

지난달 1일 박 대령 항명 재판의 증인으로 출석한 김 사령관은 ‘문자에서 언급한 상급제대가 무엇을 뜻하느냐’는 박 대령 측 물음에 “국방부로 인식했다”고 증언했다. 김 사령관 또한 국방부의 이첩 보류 지시에 의구심을 가졌던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박 대령 측은 김 사령관에게 ‘안보실이 해병대 수사단의 초기 수사기록에 관심을 가진 이유가 무엇인지’도 물었다. 김 사령관은 박 대령이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기록을 경찰로 이첩 강행하고, 국방부 검찰단이 이를 도로 회수해간 8월2일에도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과 두 차례 통화한 바 있다.

 

 

임 차장과 김 사령관 통화 직후에는 김화동 해병대 비서실장과 안보실 파견 김 대령이 통화한 정황도 확인됐다. 이에 김 사령관은 “그걸 제가 말할 이유가 없다”고 함구하면서도 “(채 상병 사건에) 국민적으로 관심 없었던 곳이 있느냐”고 말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경향신문에 “대통령실에서 장관한테 연락하는 게 이상한 것이냐”며 통상적인 소통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도 개입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해 8월13일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이 불거지자 “국가안보실에서 무엇을 수정해서 (수사) 절차가 어그러지는 그런 상황은 전혀 없었다고 본다”면서 “정황을 추측하고, 가짜뉴스를 만들어가는 것은 부도덕한 일”이라고 밝혔다.

 

 

수사 외압 논란 전후로 대통령실과 국방부, 해병대가 구체적으로 어떤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파악하는 것이 향후 공수처 수사의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연주·이혜리 기자 play@kyunghyang.com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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