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어 검찰도 불기소 처분... 당시 선수 전원, 사감 등 진술도 언급
이재영·이다영(27) 쌍둥이 자매가 학교폭력 피해자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에 대해, 경찰과 검찰이 모두 '피해자들의 쌍둥이 자매 학폭 주장이 허위 사실이 아니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려 큰 파장이 예상된다.
검찰이 쌍둥이 자매의 고소가 피해자들의 폭로 내용이 허위 사실이라는 걸 입증하지 못했고, 피해자들의 명예훼손죄도 성립되지 않는다며 법원에 기소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본 기자는 14일 오후 이재영·이다영 학폭 피해자들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법률사무소 '온길 엔터테인먼트법 센터'(담당 변호사 김윤지) 측에 현재 진행 상황에 대한 질의를 했다.
온길 엔터테인먼트법 센터 측은 짧은 코멘트와 함께, 피해자 측 입장문, 검찰의 '불기소 이유서' 일부 캡처본을 보내왔다.
센터 측은 "의뢰인들(피해자들)께서는 오랜 시간 이 사건 고소의 피의자로서 억울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던 터라, 과거 학교폭력으로 인한 상처 외에 이 사건 고소로 인한 고통까지 감당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의뢰인분들의 몸과 마음이 몹시 지친 상태이고, 법률전문가가 아니기에 여러 기자님들의 다양한 문의 사항에 일일이 답변을 드리는 것이 매우 힘든 상황이다.
이 부분은 양해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지난해 경찰에 피해자들을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했다.
그러나 경찰은 검찰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쌍둥이 자매의 주장을 배척하고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러자 쌍둥이 자매는 경찰 결정에 불복하고 검찰에 이의신청을 했다.
그리고 지난 5월 31일 검찰이 또다시 피해자들의 폭로 내용이 허위사실도 아니고, 명예훼손도 성립이 안된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이다.
이로써 쌍둥이 자매는 경찰과 검찰에서 모두 학폭 피해자들에게 완패를 했다.
당시 선수 전원과 사감, 고교 코치까지 '증언'
그런데 온길 엔터테인먼트법 센터가 본 기자에게 보내 온 검찰의 불기소 이유서에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이 담겨 있었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쌍둥이 자매의 학폭이 발생했던 당시 여자배구부 선수 전원, 당시 선수들의 합숙소 생활을 관리했던 사감, 심지어 초·중·고 배구부 선수, 고등학교 코치까지 "이재영·이다영 측 주장을 부정하고, 피해자들의 학폭 폭로 내용들이 사실"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불기소 이유서에서 "특히 게시글(피해자들의 2021년 학폭 폭로 글)의 배경인 여자배구부 선수 모두가 고소인(이재영·이다영) 측 주장을 부정하고, 게시글 내용이 사실이라고 진술하는 점"이라고 적시했다.
또한 "선수들의 합숙소 생활을 관리하던 사감이 본건 게시글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고 진술하는 상황"이라고 명기했다.
검찰은 또 "초·중·고 배구부 선수, 고등학교 코치 역시 본건 게시글의 핵심 내용인 '고소인들이 동료선수들에게 기합, 폭행, 욕설 등 학교폭력행위를 하였다'를 실제 존재하였던 사건이라고 진술하는 점"이라고 명기했다.
당시 선수와 현역 선수들 중에 쌍둥이 자매의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이 거의 없고, 오히려 대부분은 피해자들의 폭로 내용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는 걸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검찰은 "피의자들(피해자들)은 본건 게시글의 내용이 자신들이 실제 경험한(피해를 당한) 것이라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000의 정신과 진료내역이 피의자들의 주장을 보충하는 신빙성 있는 자료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본건 게시글 2건의 주요내용 '고소인들은 기합, 폭행, 욕설, 심부름 등을 강요한 학교폭력 가해자였다'에 대해 허위사실을 적시하였다거나 허위 인식을 가지고 작성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
검찰 "쌍둥이 학폭 폭로, 허위사실-명예훼손 아니다" 검찰은 또 불기소 이유서에서 지난 2021년 2월 10일 학폭 피해자들이 포털 사이트 게시 글을 통해 폭로했던, 이재영·이다영의 중학교 배구부 시절 학폭 내용들(1번~21번)에 대해서도 대부분 '허위사실이 아니다'고 결론을 내렸다.
특히 '칼 들고 피해자 협박', '이재영의 지시로 피해자들에게 벌금 등의 이유로 돈을 걷어 이재영이 관리하면서 쌍둥이 자매가 임의로 사용한 것', '툭하면 돈 걷고 배 꼬집고 주먹으로 때린 것' 등 피해자들의 폭로 내용에 대해 "허위사실을 기재한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적시했다.
또한 '뱃살을 심하게 꼬집어서 울게 만든 것', '이재영이 피해자에게 욕설을 하며 강제로 옷을 빌려달라고 한 것', '미팅할 때 기합 안 넣는다며 피해자들을 때린 것' 등도 같은 판정을 내렸다.
이와 관련, 학폭 피해자들의 변호를 맡고 있는 온길 엔터테인먼트법 센터는 지난 13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피해자들에 대한 이다영·이재영 선수의 학교폭력이 진실이라는 것이 객관적으로 확인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따라 학교폭력이 허위사실이라거나, 학교폭력 사실의 공개가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이다영·이재영 측 주장의 부당함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피해자 변호인 "가해자 반성 전무"... '2차 가해' 적극 대응 피해자 측 변호인들은 이다영·이재영 자매가 피해자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을 했다.
변호인들은 "심지어 (이다영·이재영 선수 측은) 왜 피해자들이 폭로글을 작성하였는지 직접 만나서 물어보고 싶다고 하거나, 피해자들에게 학교폭력 사실을 공개적으로 폭로한 점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 표시를 할 것을 요구하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교폭력 가해자로서 반성하는 모습이나 사과의 의사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변호인들은 또 "최근 이다영·이재영 선수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피해자들에 대한 학교폭력 사실 및 피해자들과의 합의 과정 등에 관한 허위사실을 주장하면서 피해자들에게 또다시 극심한 고통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디. 이어 "피해자들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검찰의 불기소 이유서 중 허위사실 여부에 관한 판단 부분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쌍둥이 '여론 악화' 불가피.. 김연경 저격도 '역풍' 한편,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피해자들을 고소한 건들이 경찰뿐만 아니라 검찰에서도 완패한 결과가 나오면서 앞으로 행보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쌍둥이 자매가 지난 8월 5일부터 주장해 온 "이재영은 학폭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논리는 이번 경찰·검찰의 '쌍둥이 자매 주장 불인정-피해자 불기소 처분'으로 설득력을 상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연경 저격' 행위도 명분과 신뢰, 동력 유지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쌍둥이 자매는 최근 김연경(35)을 공개 저격하면서 이슈 몰이를 하고 있지만, 오히려 대중들로부터 큰 비난을 받고 있다.
반면, 김연경을 옹호·동정하는 여론이 더욱 커지는 등 역풍까지 발생했다. 피해자 측으로부터 역공을 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피해자 측 변호인들은 이번 입장문에서 "최근 무분별하게 양산되고 있는 추측성 보도와 악성 댓글들에 대하여 강경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한편으론, 쌍둥이 자매의 고소로 큰 고통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을 응원·지원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알려진 13일, 일부 배구팬 사이트에서는 "가해자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가 필요하면 얼마든지 보내주겠다", "피해자 소송비 걷어주고 싶다. 모금 운동도 하자" 등의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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