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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진흙탕 된 황의조 영상 유출 사건…축구계 "또 터질라" 노심초사

by 이슈나우1 2023.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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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 사태로 본 축구선수들의 사생활

황의조
황의조가 지난 6월 평가전에서 득점 후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 황의조는 지난달 18일 성관계 불법 촬영 피의자로 경찰 조사를 받고 사흘 뒤 중국과의 경기에 출전해 논란이 일었다. /뉴스1

 

“다른 선수들도 일이 터지지 않을까 걱정이네요.” 불법으로 성관계 장면을 촬영했다는 의혹으로 피의자가 된 축구 선수 황의조(31·노리치 시티)가 국가대표팀에서 잠정 제외됐다.

지난 6월 소셜미디어에서 황의조가 등장한 성관계 영상과 사진이 퍼지고 그가 유포자를 경찰에 고소할 때만 해도 일부 팬들 사이에선 “황의조가 리벤지 포르노(Revenge Porno·복수할 목적으로 전 배우자나 헤어진 옛 애인의 나체 사진이나 성관계 영상 등을 유출하는 범죄)의 피해자 아니냐”는 동정 여론이 일었다.

하지만 경찰 수사가 이뤄지면서 사건은 그야말로 진흙탕이 됐다.

 

지난달 16일 황의조의 영상을 유포한 용의자가 구속됐는데, 놀랍게도 그동안 매니저 역할을 해온 그의 형수였던 것. 황씨의 형수는 “내 휴대전화가 해킹된 것 같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황씨도 “형수는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며 처벌 불원서를 경찰에 제출했지만, 경찰은 “해킹 가능성은 없다”며 형수의 주장을 일축한 상황이다.

지난달 18일에는 황의조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그는 혐의를 부인했고, 이어 21일 중국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예선 경기에 교체 출전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축구 팬들 사이에서 “아무리 당사자가 부인해도 불법 촬영의 피의자 신분인 사람이 국가대표로 뛰는 게 합당하냐”는 비판이 번졌다.

피해 여성이 변호사를 통해 “영상을 거부했음에도 황의조가 촬영했다”는 입장을 밝히자 황씨 측은 “연인 사이에 허락된 영상”이라며 반박했다. 이때 황씨 측 변호사가 피해자의 신원 정보 일부를 공개하면서 “사실상 2차 가해를 했다”는 문제 제기도 이뤄졌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28일 “황의조의 혐의에 대한 수사기관의 명확한 결론이 나올 때까지 그를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황의조가 대표팀에 복귀하려면 ‘불기소 처분’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클린스만호에서 조커 카드로 중용되던 황의조가 대표팀에서 사실상 무기한 하차하면서, 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던 대한민국 대표팀에도 비상이 걸린 상황. 축구계 인사 A씨는 “결국 복잡한 사생활이 화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황의조가 국내에서 뛰던 2016년에도 황씨의 전 애인이라고 주장한 여성이 황씨가 자신과 교제 중에 다른 여성 여럿과 교류했다는 사실을 폭로한 바 있다.

A씨는 “그런 일을 한번 겪었다면 사생활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했는데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축구계에서는 “다른 스캔들도 터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에이전트와 연예계 내에서 다른 대표 선수들과 관련된 추문도 알음알음으로 퍼져 있기 때문.

 

축구계 인사 B씨는 “한 해외파 선수의 경우 유명 연예인이나 아이돌 등에게 DM(SNS에서 보내는 개인 메시지의 일종)을 보내 연락하고, 국내에 들어올 때마다 고급 레지던스를 잡아 만난다는 소문이 있다”며 “이런 소문이 과장되거나 허위일 수도 있지만, 비슷한 얘기들이 여기저기 돌다 보니 혹시 일이 터지면 해당 선수는 물론 대표팀에도 악영향을 미칠까 걱정”이라고 했다.

축구계 인사 C씨는 “축구 선수들의 난잡한 사생활 문제는 고질적”이라고 말했다. 성실하게 자기 관리를 하는 선수들도 많지만, 사생활이 난잡한 사례도 꽤 있었다는 것. C씨는 “과거 해외파 선수 중에도 현지 여성들과 과도하게 어울리는 경우도 있었고, 지금도 여러 선수들과 관련해 ‘바람을 피웠다’ ‘낙태를 종용했다’ 같은 폭로가 드문드문 이어지지 않느냐”며 “설령 그런 소문이나 폭로가 사실이 아니라 하더라도, 그런 일이 반복된다는 건 이성과의 관계를 원만하고 건전하게 가져가지 못한 게 근본 원인”이라고 했다.

 

라이언 긱스

 

 

외국은 어떨까. 축구 종주국인 영국의 경우 문란한 사생활은 그저 ‘가십’으로 치부된다. 박지성과 함께 활약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라이언 긱스(50)는 선수 시절에 처제와 지속적인 불륜 관계를 맺은 것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고, 첼시의 전설적인 선수였던 존 테리(42)는 팀 동료의 아내와 불륜을 저지른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성매매가 합법인 영국에선 매춘부들이 유명 선수들의 밤생활(?)을 폭로하는 일도 잦은데, 이런 논란이 해당 선수들의 경기 출전이나 은퇴 후 진로에 별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다만 이런 난잡한 사생활에 불법이 더해지는 것은 관용하지 않는다.

 

가령 맨유의 샛별로 불리던 메이슨 그린우드는 작년에 여자 친구가 강간 및 폭행을 폭로하면서 경기 출전과 훈련이 모두 정지됐다. 올해 초 관련 소송이 모두 기각됐지만, 맨유는 자체 조사를 거쳐 그린우드를 팀에 복귀시키지 않기로 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스페인에서 선수 생활을 재개한 상황. 맨유가 작년에 약 1억유로(약 1420억원)를 내고 야심 차게 영입한 브라질산 왼발 윙어 안토니(23)도 지난 6월 가정 폭력 혐의가 제기되면서 브라질 대표팀에서 하차한 데 이어 맨유에서도 출전이 잠정 정지됐다.

 

이후 맨유는 경찰 조사 등에서 무혐의를 주장한 안토니의 소명이 충분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한 이후 그를 훈련에 복귀시켰다.

한 축구평론가는 “축구 시장이 거대해지면서 선수들의 재력과 스타성, 영향력이 워낙 커지다 보니 과거처럼 구단이 선수들을 통제하고 관리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며 “한국도 비슷한 흐름으로 가고 있고, 결국 선수 개인이 얼마나 프로 정신을 잘 지키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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